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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을 빼겠다는 결심 하나로 1일1식을 시작했다가 오히려 먹는 것에 더 집착하게 된 경험, 저만 있는 게 아닐 겁니다. 23시간 공복이라는 규칙이 머릿속에 박히자마자 저는 "지금 이 시간이 아니면 못 먹는다"는 생각에 사로잡혔고, 결국 한 끼에 평소보다 훨씬 많은 양을 쑤셔 넣기 시작했습니다. 1일1식이 다 나쁜 건 아닙니다. 다만 이 방법이 누구에게나 맞지는 않는다는 걸 제 몸으로 직접 확인했습니다.

나구모식 vs 간헐적단식, 이름은 같아도 전혀 다른 방법입니다
1일1식을 검색하면 두 가지가 뒤섞여서 나옵니다. 처음 접하는 분들이 혼동하기 쉬운데, 사실 이 둘은 원리부터 완전히 다릅니다. 저도 처음엔 그냥 "하루에 한 번 먹으면 되는 거 아냐?"라고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
하나는 2012년 일본 의학박사 나구모 요시노리가 만든 '나구모식'입니다. 이 방법의 핵심 원리는 시르투인 유전자(Sirtuin gene) 활성화입니다. 여기서 시르투인 유전자란 노화를 억제하고 세포 재생을 돕는 이른바 '장수 유전자'를 가리키는데, 오직 공복 상태일 때만 제대로 작동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나구모식에서는 1즙 1채, 즉 국물 하나와 채소 요리 하나를 기본으로 하고, 생선이나 채소를 뿌리·뼈까지 통째로 먹는 '일물전체' 방식을 권장합니다.
다른 하나는 간헐적 단식(Intermittent Fasting) 방식의 1일1식입니다. 2012년 BBC 방송을 통해 알려졌고, 국내에는 2015년 이후 본격적으로 퍼졌습니다. 23시간 공복 후 1시간 안에 식사를 마치는 23:1 구조가 이 방식의 핵심입니다. 나구모식과 달리 음식 종류에는 제한이 없고, 오직 먹는 '시간'만 제어합니다. 미국에서는 이를 OMAD(One Meal A Day) 다이어트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 나구모식: 시르투인 유전자 활성화 목적, 1즙 1채·일물전체 식단 제한 있음
- 간헐적단식 1일1식(간단식): 인슐린 조절 목적, 음식 종류 제한 없음·시간만 제어
- 공통점: 둘 다 '1일1식'이라는 이름을 쓰지만, 철학과 방법이 완전히 다름
간헐적단식 1일1식, 원리부터 제대로 알아야 실패를 줄입니다
간헐적단식의 핵심은 인슐린(Insulin) 분비 조절입니다. 인슐린이란 우리가 음식을 먹었을 때 혈당을 세포 안으로 전달하는 호르몬인데, 동시에 지방 합성도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쉽게 말해, 인슐린이 많이 분비될수록 몸이 지방을 더 잘 쌓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먹는 시간을 하루 한 번, 딱 1시간으로 압축하면 나머지 23시간은 인슐린이 거의 분비되지 않아 지방 합성이 억제됩니다. 존스홉킨스 의과대학이 2019년 저명 의학저널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18:6 간헐적 단식을 실천한 그룹에서 복부 지방과 비만율이 유의미하게 줄었고, 인슐린 저항성 개선과 노화 억제 효과까지 확인됐습니다(출처: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실천 방식은 미국의 OMAD 다이어트에서 가져온 '4개의 1' 원칙이 기준이 됩니다. 1시간 안에 한 끼, 한 접시 분량, 음료 한 개. 공복 23시간 동안은 칼로리가 없는 것, 즉 물·아메리카노·탄산수·차만 허용됩니다. 우유도 칼로리가 있어 제외됩니다. 식사 시간은 하루 중 아무 때나 선택할 수 있지만, 한번 정했다면 매일 같은 시간에 규칙적으로 지켜야 효과가 납니다.
권장 식사 시간은 오후 4시~8시 사이입니다. 아침은 현대인의 생활 패턴과 맞지 않고, 점심은 식후 브레인 포그(Brain Fog) 문제가 있습니다. 브레인 포그란 식사 후 졸음과 집중력 저하가 동시에 찾아오는 현상으로, 점심에 한 끼를 몰아 먹으면 오후 업무나 학업에 지장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저녁 8시 이후는 취침 시간과 가까워져 소화기에 부담이 생깁니다. 그래서 오후 4시~8시가 현실적으로 가장 균형 잡힌 선택입니다(출처: Johns Hopkins Medicine).
제가 직접 겪은 1일1식의 실패, 음식에 집착하는 사람이라면 다시 생각해 보세요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시작 전에는 "하루 한 끼만 먹으면 당연히 빠지지 않겠어?"라고 단순하게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해보니 23시간 공복이 머릿속을 완전히 지배하기 시작했습니다. 배고픔보다 더 힘들었던 건 "지금 이 시간이 아니면 못 먹는다"는 심리적 압박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저는 1일1폭식에 가까운 패턴을 갖게 됐습니다. 평소 3끼로 나눠 먹던 양보다 훨씬 많은 걸 1시간 안에 밀어 넣었고, 게다가 음식의 질(quality)도 신경을 못 썼습니다. 치킨, 튀김, 빵을 배가 터질 때까지 먹으면서 그나마 챙겨야 할 비타민과 미네랄은 완전히 빠졌습니다. 칼로리 과잉에 영양 실조라는 최악의 조합이었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고도비만이나 식습관이 불규칙한 사람에게 1일1식이 식습관 교정 효과를 준다고 알려져 있지만, 오히려 음식에 집착하는 사람에게는 역효과가 날 수 있습니다. 긴 공복이 끝나는 순간, 이성적 절제가 무너지고 폭식으로 이어지는 패턴은 생각보다 꽤 흔합니다. 또 주의해야 할 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식사 시간에 술을 마시면 몸이 알코올 분해를 최우선으로 처리하면서 지방과 탄수화물 분해가 뒤로 밀립니다. 이렇게 되면 먹은 것들이 고스란히 내장지방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술 한 캔이 일주일치 노력을 날린다는 표현이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 배고픔을 오래 참으면 폭식으로 이어지는 사람이라면, 3끼를 규칙적으로 먹으면서 음식의 질을 높이는 방법이 오히려 더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다이어트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1일1식 하면 진짜 살이 빠지나요?
A. 원리 자체는 맞습니다. 공복 23시간 동안 인슐린 분비가 억제되면 지방 합성 시간도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단, 제가 직접 겪어봤을 때, 식사 1시간에 평소보다 훨씬 많이 먹는 1일1폭식 패턴에 빠지면 오히려 체중이 늘 수도 있습니다. 방법을 정확히 지키는 것이 전제 조건입니다.
Q. 공복 23시간 동안 커피는 마셔도 되나요?
A. 블랙 아메리카노는 괜찮습니다. 간헐적단식에서 공복 시간에 허용되는 것은 0칼로리에 한정됩니다. 물, 아메리카노, 탄산수, 무가당 차가 여기 해당됩니다. 라떼처럼 우유가 들어가면 칼로리가 생기므로 공복을 깨는 것으로 봅니다.
Q. 1일1식 식사 시간을 매일 바꿔도 되나요?
A. 안 됩니다. 23:1 구조는 정확히 23시간 후에 다시 먹어야 하는 리듬입니다. 오늘 오후 6시에 먹었다면 내일도 오후 6시에 먹어야 합니다. 시간이 들쑥날쑥해지면 호르몬 리듬이 무너져 효과가 크게 떨어집니다.
Q. 1일1식 할 때 술 한 잔 정도는 괜찮지 않나요?
A. 이게 생각보다 꽤 치명적입니다. 알코올이 들어오면 우리 몸은 다른 모든 것을 제쳐두고 알코올 분해를 먼저 처리합니다. 그 사이 함께 먹은 음식은 제대로 분해되지 못하고 지방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다이어트 목적이라면 식사 시간 중 음주는 피하는 것이 맞습니다.
Q. 1일1식을 하면 안 되는 사람도 있나요?
A. 있습니다. 임신 중인 여성, 성장기 청소년, 당뇨 등 소모성 질환이 있는 분은 절대 하면 안 됩니다. 몸에 기저 질환이 있거나 본인이 판단하기 어렵다면 반드시 의사나 한의사 등 의료인과 먼저 상담하고 시작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결론
1일1식이 나쁜 다이어트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원리는 분명하고, 맞는 사람에게는 충분히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이건 모든 사람에게 통하는 방법이 아닙니다. 공복 23시간을 견디다가 식사 시간에 폭식으로 이어지는 패턴, 음식의 질보다 양에만 집중하게 되는 심리, 이런 부분은 시작 전에 냉정하게 자신을 점검해봐야 합니다.
음식을 좋아하고, 배고픔을 오래 참으면 오히려 더 많이 먹게 되는 편이라면, 3끼를 규칙적으로 챙기면서 음식의 질을 높이는 방향이 훨씬 지속 가능합니다. 다이어트는 결국 오래 할 수 있는 방법이 정답입니다. 어떤 방법을 선택하든 자신의 몸과 식습관 패턴을 먼저 파악하는 것, 그게 출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