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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몰랐습니다. 10kg 넘게 감량에 성공하고 나서 '이제 끝났다'고 생각했거든요. 일반식으로 돌아오고, 관리를 조금 느슨하게 했더니 어느새 체중계 숫자가 슬금슬금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아직 요요라고 부를 수준은 아니지만, 감량 체중의 5%를 넘기는 건 시간문제처럼 느껴졌습니다.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다이어트와 유지어트는 완전히 다른 게임이라는 걸요.

항상성을 지켜야 요요가 없다
유지어트를 망치는 가장 흔한 실수가 뭔지 아시나요? 저는 다이어트 때 잘 됐으니까 그 방식을 그대로 이어가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문제였습니다.
여기서 항상성(Homeostasis)이란 우리 몸이 외부 변화에도 내부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생리적 메커니즘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몸은 급격한 변화를 위협으로 인식하고 그 변화를 되돌리려 합니다. 다이어트 중에 1,000kcal씩 줄였던 식단을 유지어트 단계에서도 똑같이 유지하면, 몸은 그 줄어든 열량에 적응해버립니다. 그러면 기초대사량 자체가 낮아지고, 결국 더 조금 먹어도 살이 찌는 체질로 바뀌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에는 다르게 접근하기로 했습니다. 하루 500kcal만 줄이는 것입니다. 이 방식은 에너지 결핍(Caloric Deficit)을 최소한으로 유지하면서 체지방을 서서히 소모하는 전략입니다. 여기서 에너지 결핍이란 소비 칼로리보다 섭취 칼로리를 적게 유지하는 상태를 의미하며, 이 차이가 너무 크면 몸이 근육을 분해해 에너지로 쓰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체중은 빠져도 기초대사량이 급감해 나중에는 더 큰 요요로 돌아옵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몸이 살이 찔 때도 하루아침에 찌지는 않잖아요. 그런데 왜 뺄 때는 한 달 만에 10kg를 빼려고 할까요? 저도 그랬습니다. 빨리 결과를 보고 싶어서 몸의 신호를 무시했고, 그 결과가 지금 이 슬픈 예감으로 돌아왔습니다.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산하 체중 조절 센터의 로렌스 J. 체스킨 교수 연구에 따르면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계절 변화만으로도 체중이 2~3kg 정도는 자연스럽게 오르내린다고 합니다(출처: Johns Hopkins Medicine). 즉, 이 범위 안의 변동은 지방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수분, 음식물 무게 등의 일시적 변화이므로 너무 예민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습니다.
핵심은 이렇습니다. 감량 체중의 5% 이상이 늘어난 상태가 1개월 이상 지속될 때 비로소 적극적으로 개입하면 됩니다. 그 전까지는 항상성을 존중하면서 평균 권장 칼로리(여성 약 2,000kcal, 남성 약 2,500kcal)를 기준으로 먹고, 흔들림이 감지될 때 500kcal 절감 플랜으로 전환하는 것이 이상적인 유지 전략입니다.
- 유지어트 중 재감량이 필요할 때는 1,000kcal가 아닌 500kcal만 줄인다
- 재감량 기간은 이전 다이어트 기간의 두 배로 길게 잡는다
- 체중의 2~3kg 변동은 자연스러운 것이므로 과민 반응하지 않는다
- 감량 체중의 5% 초과 + 1개월 이상 지속될 때 적극 개입 신호로 본다
가짜식욕을 잠재우는 유지 전략
유지어트가 힘들다고 느끼는 이유가 뭘까요? 먹고 싶은 게 생겨도 못 먹고, 혹시 먹으면 죄책감이 밀려오는 그 감정 때문 아닌가요? 저도 다이어트 기간에 닭가슴살과 샐러드만 반복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폭식을 한 경험이 있습니다. 참는 것의 한계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걸 몸으로 배운 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유지어트 단계에서는 음식과의 화해가 필요합니다. 칼로리와 영양 비율이 어느 정도 범위 안에 있다면 종류는 크게 따지지 않아도 된다는 뜻입니다. 영양소 구성비율을 보면 탄수화물 50%, 단백질 25%, 지방 25%가 일반적인 권장 비율인데(출처: 질병관리청), 유지어트에서는 최소한 단백질 25%만큼은 지키는 것을 목표로 하면 충분합니다. 다이어트 때처럼 단백질을 35%까지 억지로 올릴 필요는 없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경험해보니 이것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바로 가짜식욕입니다. 가짜식욕이란 실제 에너지가 필요해서 오는 배고픔이 아니라, 스트레스나 습관, 감정적 공허감에서 비롯된 식욕 자극을 말합니다. 이 가짜식욕을 채우고 나면 공허함이나 죄책감이 뒤따르는 게 특징입니다. 반대로 진짜 배고픔을 적절히 채웠을 때는 먹는 행위 자체가 그냥 즐겁습니다. 이 차이를 몸으로 느껴본 적이 있으신가요?
이 가짜식욕에서 벗어나려면 식사 패턴 훈련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사이에 하루 세 끼를 규칙적으로 먹고, 그 외 간식이나 야식은 철저히 차단하는 방식입니다. 이 훈련을 반복하다 보면 진짜 배고픔과 가짜 신호를 구분하는 감각이 살아납니다. 저도 예전에 이 훈련이 제대로 됐던 시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다시 그 감각이 흐릿해진 상태입니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걸 압니다.
운동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유지어트 단계에서 중요한 건 운동 강도가 아니라 지속 가능성입니다. 부상 위험이 낮고, 재미있어서 오래 할 수 있는 것이면 충분합니다. 한창 다이어트할 때처럼 한계 이상을 밀어붙이는 방식은 유지어트에서는 오히려 독이 됩니다. 요요는 체중에 오는 것이 아니라 생활 습관에 오는 것이니까요.
자주 묻는 질문
Q. 유지어트 중에 체중이 2kg 늘었는데 바로 다이어트를 다시 시작해야 하나요?
A.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체중은 하루에도 수분, 음식물 무게, 계절 등에 따라 자연스럽게 오르내립니다. 감량 체중의 5% 이상이 늘어나고 그 상태가 1개월 이상 지속될 때 비로소 적극 개입을 고려하시면 됩니다. 2~3kg 범위의 변동은 일단 지켜보는 편이 항상성 유지에 유리합니다.
Q. 유지어트 때 칼로리를 얼마나 줄여야 하나요?
A. 다이어트 때처럼 1,000kcal를 줄이면 안 됩니다. 유지어트 중 체중이 늘었다면 500kcal만 줄여서 천천히 재감량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급격한 절감은 몸의 항상성을 무너뜨리고 기초대사량을 낮춰 장기적으로 더 살이 찌기 쉬운 체질을 만들 수 있습니다.
Q. 가짜식욕과 진짜 배고픔, 어떻게 구분하나요?
A. 가장 간단한 기준은 '먹고 난 뒤의 감정'입니다. 먹고 나서 공허함이나 죄책감이 든다면 가짜식욕을 채운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진짜 배고픔을 적절히 채웠다면 먹는 행위 자체가 즐겁고 편안합니다. 규칙적인 식사 시간을 지키다 보면 이 감각의 차이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습니다.
Q. 유지어트 중에 먹고 싶은 음식을 참아야 하나요?
A. 오히려 참기만 하면 폭식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 역효과가 납니다. 칼로리와 단백질 비율이 대략 맞는다면 특정 음식을 금지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술은 체지방 축적과 식욕 교란에 강하게 영향을 주므로 주 1~2회 이하로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결론
정리하면, 유지어트는 100m 전력 질주가 아니라 페이스를 지키며 완주하는 마라톤입니다. 다이어트에 성공한 분들 중 상당수가 한 달 안에 요요를 경험하는 이유는 몸의 항상성을 무시하고 너무 빠르게, 너무 많이 줄였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그 실수를 했고, 지금 그 결과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다르게 할 생각입니다. 500kcal 소폭 절감으로 천천히 재감량하고, 규칙적인 식사 훈련으로 가짜식욕에서 벗어나는 것. 거창한 비법이 아니라 이 단순한 두 가지를 얼마나 오래 지키느냐가 결국 유지어트의 성패를 가릅니다. 지금 유지어트가 흔들리고 있다는 느낌이 드신다면, 너무 자책하지 마시고 지금 이 자리에서 다시 시작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