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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오랫동안 "나는 단 거 안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믿어 왔습니다. 초콜릿이나 케이크 같은 걸 굳이 찾아 먹지 않으니까요. 그런데 살이 전혀 빠지지 않아서 식단을 들여다보다가, 제가 매일 먹는 김치볶음밥과 된장찌개 안에 얼마나 많은 설탕이 숨어 있는지 처음으로 직면했습니다. 단맛을 싫어했던 게 아니라, 단맛이 거기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뿐이었습니다.

한식 속에 숨은 설탕, 감각 은폐 현상
제가 직접 집에서 김치찌개를 끓이면서 레시피를 따라가다 설탕을 넣는 순간, 잠깐 손이 멈췄습니다. '내가 지금 찌개에 설탕을 넣는 건가?' 싶었거든요. 그런데 넣지 않으면 실제로 맛이 심심했습니다. 텁텁하고 신맛만 올라왔죠. 설탕이 없으면 요리를 잘못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걸 감각 은폐 현상이라고 합니다. 우리 뇌는 매운맛과 짠맛이 강하게 들어오면 단맛을 제대로 감지하지 못합니다. 쉽게 말해, 매운 양념 뒤에서 설탕이 조용히 흡수되는 구조입니다. 제육볶음이나 닭볶음탕에는 초콜릿 케이크보다 더 많은 양의 설탕과 물엿이 들어갈 수 있는데, 우리 혀는 그냥 '맵고 짜다'고만 인식해버립니다.
김치찌개에는 묵은지의 강한 신맛을 중화하기 위해 설탕이 최대 큰 술 하나까지 들어가고, 된장찌개에도 텁텁함과 쓴맛을 잡기 위해 소량이지만 설탕이 사용됩니다. 갈비찜, 불고기, 비빔국수, 골뱅이무침, 생선조림까지 거의 모든 한식 반찬에 설탕이 들어간다고 보면 됩니다. 소스류는 더 심해서, 고기와 함께 먹는 참소스는 100g당 156kcal로 물 빼면 대부분이 당분입니다.
KBS 건강 프로그램의 실험에서도 조리 전공 고등학생들이 설탕을 넣은 현대 한식을 훨씬 맛있다고 평가했고, 설탕을 뺀 한식에는 "뭔가 빠진 맛 아닌가요?"라고 했습니다. 우리 미각 자체가 이미 설탕 맛에 최적화되어 있다는 뜻입니다(출처: KBS 생로병사의 비밀).
- 김치찌개: 신맛 중화 목적, 설탕 최대 큰 술 1개
- 된장찌개: 쓴맛·텁텁함 제거, 소량 설탕 첨가
- 제육볶음·닭볶음탕·갈비찜: 초콜릿 케이크 이상의 당분 함유 가능
- 참소스·초고추장·쌈장: 거의 전량이 당분 구성
내가 스텔스 당중독인지 확인하는 법
솔직히 이 개념을 처음 접했을 때 예상 밖이었습니다. 저는 배달 음식을 자주 시켜 먹으면서도 "어차피 한식이니까 괜찮겠지"라고 생각했거든요. 그 안에 첨가당이 얼마나 들어있는지 의식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솔직히 맛있으니까 그냥 무시하고 먹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합니다.
스텔스 당중독은 당 중독인데 본인이 모른다는 데서 이름이 붙었습니다. 스텔스 폭격기가 레이더에 안 잡히듯, 당 섭취가 본인의 인식망에 잡히지 않는 상태를 말합니다. 차라리 초콜릿 중독이면 문제를 빨리 인식하고 교정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식 한 끼에 녹아 있는 당은 '건강하게 먹었다'는 착각 속에 흡수됩니다. 이것이 왜 더 위험한지, 제가 직접 경험하면서 느꼈습니다.
아래 세 가지 중 본인에게 해당하는 항목이 몇 개인지 체크해 보시기 바랍니다. 세 개 모두 해당되면 스텔스 당중독, 두 개면 매우 위험 단계, 한 개면 주의가 필요한 상태입니다.
- 외식이나 배달 음식 없이는 식사 자체가 힘들다
- 먹을 때 양념이나 소스를 항상 듬뿍 찍어 먹는다
- 스트레스를 받으면 매운 음식이 당긴다 (매운맛 뒤에 숨은 단맛을 원하는 신호입니다)
제 경우 세 개 중 두 개가 해당됐습니다. 배달 음식을 아무 생각 없이 즐겼고, 고기 먹을 때 참소스를 듬뿍 찍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매운 떡볶이나 불닭을 찾았는데, 그게 사실은 매운맛이 아니라 그 안에 섞인 단맛을 원했던 것이라는 걸 나중에야 이해했습니다.
첨가당이란 과일이나 우유 같은 식품에 원래 포함된 천연당을 제외하고, 조리나 가공 과정에서 인위적으로 추가한 당분을 말합니다. WHO 기준 하루 첨가당 섭취 권장량은 총 에너지의 10% 미만, 이상적으로는 5% 미만으로 약 25g 이하입니다(출처: WHO 당류 섭취 가이드라인). 그런데 한 끼 배달 식사만으로도 이 기준을 가뿐히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집밥 실천으로 첨가당을 직접 통제한 일주일
스텔스 당중독이라는 걸 인지하고 나서 저는 일주일 동안 외식과 배달을 끊고 집밥만 직접 해먹었습니다. 처음에는 별거 아니겠지 싶었는데, 생각보다 꽤 어려웠습니다. 요리할 때마다 설탕을 넣는 손이 자꾸 가려 했고, 줄이면 확실히 맛이 밋밋하게 느껴졌습니다. 그 밋밋함이 바로 제 혀가 얼마나 당도 높은 맛에 적응돼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였습니다.
제가 직접 해보니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설탕을 계량 스푼으로 재서 쓰는 것이었습니다. 눈으로 대강 넣으면 결국 손이 익은 대로 넣게 됩니다. 하루 첨가당 목표를 20g으로 잡고, 조리에 쓰는 설탕의 무게를 실제로 달아보면 얼마나 빨리 한도가 차는지 놀라게 됩니다. 20g은 밥숟가락 기준 설탕 한 스푼 반, 혹은 250ml 콜라 작은 캔 하나도 다 못 마시는 양입니다.
집에서 직접 만든다고 해도 가공식품 재료를 쓰면 의미가 없습니다. 시판 햄, 만두, 떡갈비 같은 가공식품에는 이미 설탕과 과일 농축액이 첨가돼 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마트에서 파는 포장 김치에도 당류가 적지 않게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가공 정도가 낮은 재료를 골라 쓰는 것이 집밥 실천의 핵심입니다.
또 하나, 고추장이나 된장 같은 장류를 살 때도 성분표에서 당류 수치만큼은 꼭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게 됐습니다. 같은 된장이라도 브랜드마다 첨가당 차이가 꽤 납니다. 이 작은 확인 하나가 하루 총 섭취량을 결정하는 데 생각보다 큰 영향을 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단 음식을 안 먹는데도 살이 찌는 이유가 뭔가요?
A. 감각 은폐 현상 때문에 한식의 짠맛·매운맛이 단맛을 가려, 설탕이 들어간다는 인식 없이 섭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치찌개, 제육볶음, 소스류에 숨은 첨가당이 하루 권장량을 훌쩍 넘기게 만드는 주범입니다. 본인이 단 음식을 먹는다고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오히려 더 위험한 상태입니다.
Q. 하루 첨가당 권장량이 얼마나 되나요?
A. WHO 기준으로 총 에너지 섭취량의 5% 미만, 수치로는 약 25g 이하가 이상적입니다. 실질적으로 관리하기 쉬운 목표치로는 하루 20g을 기준 삼으면 됩니다. 250ml 콜라 작은 캔 한 개만으로도 이 기준을 넘길 수 있으니, 음료와 소스류에서 생각보다 빠르게 한도가 차오릅니다.
Q. 스텔스 당중독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시작하면 되나요?
A. 가장 효과적인 첫 단계는 2주 정도 외식·배달을 끊고 직접 집밥을 해먹으면서 설탕을 계량 스푼으로 재서 쓰는 것입니다. 직접 넣으면 얼마나 들어가는지 눈으로 확인하게 되고, 그것 자체로 과잉 섭취를 줄이는 계기가 됩니다. 동시에 구매하는 모든 식품의 성분표에서 당류 수치를 확인하는 습관을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Q. 집에서 해먹으면 설탕이 없는 건가요?
A. 집에서 직접 요리해도 가공식품 재료를 쓰면 이미 첨가당이 포함돼 있습니다. 시판 햄, 포장 김치, 만두, 시판 고추장·된장 등에는 브랜드마다 다르지만 당류가 상당량 들어 있습니다. 집밥의 진짜 이점은 내가 직접 설탕 투입량을 조절할 수 있다는 데 있으므로, 가공 정도가 낮은 재료를 선택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결론
단 음식을 안 좋아한다는 믿음이 오히려 위험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초콜릿을 멀리하면서 스스로를 절제하는 사람이라고 여겼지만, 실제로는 매일 한식 속에 녹아든 첨가당을 아무런 인식 없이 흡수하고 있었습니다. 문제를 알아야 고칠 수 있습니다. 감각 은폐 현상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당 섭취, 즉 스텔스 당중독은 인식 자체가 없다는 게 핵심 위험입니다.
지금 당장 완벽하게 바꾸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오늘 장을 볼 때 된장이나 고추장 성분표에서 당류 수치 하나만 확인해 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십시오. 작은 인식의 변화가 쌓이면, 설탕이 숨어 있는 음식을 보는 눈이 달라집니다. 그 눈이 생기는 순간, 식습관은 자연스럽게 바뀌기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