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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어트를 한다며 식단을 철저히 지키고 운동까지 꼬박꼬박 했는데도 살이 빠지지 않아 속상했던 경험, 다들 한 번쯤 있으실 겁니다. 저 또한 그랬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문제는 의지력이 아니라 호르몬이었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몸속 호르몬 분비가 완전히 달라지는데, 사실 그 호르몬들이 우리 식욕과 대사를 통째로 조종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 몸은 호르몬의 명령으로 움직인다

    저는 오랫동안 폭식이나 과식을 제 의지력 부족 탓으로 돌렸습니다. 뭔가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도저히 참지 못하고 결국 손이 가고야 마는 패턴이 반복됐거든요. 그런데 호르몬의 역할을 이해하고 나서부터는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이건 의지력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몸이 설계된 방식의 문제였습니다.

     

    호르몬이란 특정 기관에서 분비되어 혈액을 타고 이동하며 신체 각 기관의 기능을 조절하는 화학 신호물질입니다. 쉽게 말해 회사로 따지면 각 부서를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팀장님 같은 존재입니다. 뇌가 최고 결정권자라면, 호르몬은 현장에서 실제 지시를 내리는 사람이죠. 수면 호르몬이 "이제 자야 해"라고 신호를 보내면 우리는 눈꺼풀을 들기 힘들어지고, 식욕 호르몬이 "지금 당장 먹어야 해"라고 외치면 머릿속이 음식 생각으로 가득 찹니다. 의지로 이 명령을 이겨내려는 건 처음부터 힘겨운 싸움이었던 겁니다.

     

    인슐린이 살을 찌우는 방식

     

    다이어트와 관련된 호르몬 중 가장 먼저 이해해야 할 것이 인슐린(Insulin)입니다. 인슐린이란 췌장에서 분비되어 혈액 속의 포도당을 세포 안으로 운반하는 역할을 하는 호르몬입니다. 없으면 에너지가 혈관 속을 떠돌다가 세포로 전달되지 못하므로, 생존에 꼭 필요한 물질입니다.

     

    문제는 인슐린이 분비되는 동안에는 지방세포의 문이 한쪽으로만 열린다는 점입니다. 에너지가 지방세포 안으로만 들어가고 밖으로는 나오지 못하는 구조가 됩니다. 런던대학병원 비만 전문 외과의 앤드류 젠킨슨에 따르면, 인슐린이 존재하는 동안은 저장된 지방을 꺼내 쓸 수 없습니다(출처: NHS).

     

    더 심각한 문제는 인슐린 저항성(Insulin Resistance)입니다. 인슐린 저항성이란 인슐린이 과도하게 자주 분비되면서 몸이 인슐린 신호에 점점 무감각해지는 상태를 말합니다. 혈액 5리터 전체에 녹아 있는 당의 양이 티스푼 하나 분량에 불과한데, 콜라 355ml 한 캔에는 각설탕 10개에 해당하는 설탕이 들어 있습니다. 이런 음식을 자주 먹으면 인슐린이 폭발적으로 분비되고, 몸은 그 신호에 시큰둥해집니다. 그러면 췌장은 더 많은 인슐린을 내보내고, 몸은 더 무감각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저는 특히 음료수를 끊기가 정말 어려웠습니다. 집에 콜라가 있으면 물처럼 마시던 시절이 있었거든요. 음료수는 액체라 소화 과정도 거치지 않고 혈당을 순식간에 올려버립니다. 지금은 마시고 싶을 때 작은 사이즈 하나만 사서 해결하고, 집에는 절대 쌓아두지 않는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렙틴이 망가지면 배가 불러도 더 먹게 된다

     

    두 번째로 중요한 호르몬이 렙틴(Leptin)입니다. 렙틴이란 지방세포에서 분비되어 뇌에 "에너지가 충분하다"는 신호를 보내는 포만 호르몬입니다. 이름 자체가 그리스어 '렙토스(얇다)'에서 유래했습니다. 렙틴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면 식욕이 떨어지고 기초대사량이 올라가 자연스럽게 덜 먹고 더 소비하는 몸이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도 저항성 문제가 생깁니다. 렙틴 저항성(Leptin Resistance)이란 렙틴이 충분히 분비되고 있음에도 뇌가 그 신호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자동차 계기판으로 비유하면, 연료 탱크가 가득 차 있는데 주유등이 고장 나서 계속 빈 것처럼 표시되는 상황입니다. 실제로는 배가 부른데 뇌는 허기 신호를 계속 보내는 것이죠.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의 2004년 연구에 따르면, 인슐린과 렙틴의 신호를 받아들이는 세포 수용체가 동일합니다. 즉 인슐린이 과도하게 분비되면 그 수용체가 인슐린 신호를 처리하느라 렙틴 신호를 무시해버립니다(출처: PubMed). 설탕 섭취가 많아지면 인슐린이 많이 나오고, 그 여파로 렙틴 저항성까지 생긴다는 뜻입니다. 설탕 하나가 두 가지 호르몬을 동시에 망가뜨리는 셈입니다.

     

    제가 한동안 음료수와 달달한 간식을 줄였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때 피부가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렙틴 저항성이 완화되면서 시상하부의 염증이 줄어들고 몸 전체의 균형이 잡혀서 그랬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당시에는 이유를 몰랐는데, 지금 되돌아보면 호르몬이 안정화된 결과였던 것 같습니다.

     

    호르몬을 내 편으로 만드는 현실적인 방법

     

    호르몬을 이해하고 나면, 다이어트 조언들이 왜 그런 말을 하는지 비로소 납득이 됩니다. "설탕을 줄여라", "단백질을 충분히 먹어라", "규칙적으로 생활해라"가 그냥 뻔한 말이 아니라 호르몬을 안정화시키기 위한 실질적인 방법이었던 겁니다.

    호르몬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핵심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간식과 야식 없이 정해진 시간에만 식사하기 (인슐린 분비 시간을 줄이는 간헐적 단식의 원리)
    • 설탕과 당질이 높은 음식, 특히 액상 형태의 음료 최소화하기
    • 섬유질 섭취 늘리기 (혈당 상승 속도를 늦춰 인슐린 급증을 예방)
    •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여 펩타이드 YY(PYY) 분비 촉진하기 (PYY란 식욕을 억제하는 포만 호르몬으로 특히 단백질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 수면 시간 확보하기 (수면 부족 시 렙틴이 줄고 식욕 촉진 호르몬인 그렐린이 증가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먹던 습관이 있어서 바꾸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호르몬의 원리를 이해하고 나서는 "이건 먹으면 안 돼"가 아니라 "지금 정말 먹고 싶으면 적당히 먹고, 집에는 쌓아두지 말자"는 방식으로 접근하게 됐습니다. 강제로 참는 게 아니라 환경 자체를 바꾸는 것이 훨씬 오래 지속됩니다.

     

    결국 다이어트는 의지력 싸움이 아니라 호르몬과의 협상입니다. 호르몬이 안정화되면 식욕도 자연스럽게 줄고, 굳이 참지 않아도 덜 먹게 되는 몸 상태가 만들어집니다. 처음 일주일이 가장 힘들겠지만, 그 고비를 넘기고 나면 몸이 반응하는 방식이 달라지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오늘 당장 집에 있는 음료수부터 하나 줄여보시는 것, 그게 시작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학습 내용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학 조언이 아닙니다. 건강 관련 사항은 반드시 전문 의료인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호로몬 주사기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Y-upl1qNci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