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수면, 단백질, 식이섬유, 인슐린저항성, 도파민, 체중감량
굶으면 살이 빠진다고 믿으셨습니까? 저도 그랬습니다. 하루 굶고 체중계에 올라서면 숫자가 줄어있으니 그게 다이어트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머리를 감다가 배수구에 쌓인 머리카락을 보고 뭔가 잘못됐다는 걸 직접 느꼈습니다. 살은 빠지는 것 같은데 몸 어딘가는 분명히 망가지고 있었습니다.
## 굶는 것이 왜 오히려 살을 찌게 만드는가
간헐적 단식(Intermittent Fasting)은 일정 시간 동안 음식 섭취를 제한하는 방식입니다. 여기서 간헐적 단식이란 16시간 공복, 8시간 식사 허용처럼 하루 중 먹는 시간대를 정해두는 식단 방법입니다. 저도 이걸 꽤 오래 했습니다. 잠깐은 효과가 있는 것 같았고, 숫자도 조금 줄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공복 시간 내내 머릿속에서 '단식 끝나면 뭐 먹지'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고, 먹을 수 있는 시간이 되면 과하게 먹게 되더라고요. 그게 반복됐습니다. 결국 체중계 숫자보다 머리카락이 먼저 신호를 보낸 셈입니다.
이유는 단백질 부족이었습니다. 머리카락은 케라틴(Keratin)이라는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여기서 케라틴이란 우리 몸의 모발, 손발톱, 피부 외층을 구성하는 구조 단백질로, 섭취 단백질이 부족해지면 몸이 이 조직의 재생을 우선순위에서 밀어냅니다. 단순히 근육 만들려고 단백질 먹는 게 아니라는 뜻입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굶는 다이어트는 체중계 숫자를 낮추는 동시에 몸의 재건 능력도 함께 낮추고 있었습니다.
또 하나는 인슐린 저항성(Insulin Resistance)의 문제입니다. 여기서 인슐린 저항성이란 세포가 인슐린 신호에 둔감해지는 상태로, 혈당이 올라가도 몸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지방으로 쌓이는 악순환이 생기는 것입니다. 고탄수화물 식품, 특히 밀가루나 설탕이 든 음식을 먹을 때마다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혈당 스파이크(Blood Sugar Spike)가 반복되면 이 저항성이 굳어집니다. 굶다가 갑자기 단순당을 먹으면 오히려 이 스파이크가 더 심하게 일어납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굶는 게 절제처럼 느껴지지만, 이후 식사에서 더 위험한 패턴이 만들어지고 있었습니다.
## 수면과 장내 환경, 진짜 살 안 빠지는 이유
다이어트할 때 식단과 운동은 챙기면서 수면은 줄여도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수면이 부족하면 코티솔(Cortisol) 수치가 올라갑니다. 여기서 코티솔이란 스트레스 상황에서 분비되는 부신 호르몬으로, 수치가 높아지면 단 것과 자극적인 음식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고 지방 분해를 방해합니다. 수면을 줄이면서 다이어트를 한다는 건, 브레이크를 밟으면서 동시에 엑셀을 밟는 것과 비슷합니다.
잠을 제대로 못 자는 밤이 이어지면 장내 미생물 균형도 무너집니다. 장에는 유익균과 유해균이 공존하는데, 유해균이 득세하게 되면 가공식품과 자극적인 음식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고, 이 음식들이 다시 혈당 스파이크를 일으키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한국인 성인의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은 약 6.8시간으로, 권장 수면 시간인 7~9시간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출처: 질병관리청).
잠을 잘 자기 위해서는 낮에 햇빛을 보는 것이 생각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눈과 피부로 햇빛을 받으면 세로토닌(Serotonin)이 합성됩니다. 세로토닌이란 정서 안정과 행복감을 담당하는 신경전달물질로, 밤이 되면 이것이 수면 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Melatonin)으로 전환됩니다. 낮에 햇빛을 보지 않으면 밤에 멜라토닌이 충분히 만들어지지 않아 잠들기 어려워지는 것입니다. 저는 점심 식사 후 15분 정도 바깥을 걷는 습관을 붙인 뒤 잠드는 시간이 실제로 빨라지는 걸 느꼈습니다.
수면을 방해하는 블루라이트(Blue Light)도 빠뜨릴 수 없습니다. 블루라이트란 스마트폰, TV, 형광등 등에서 나오는 단파장 가시광선으로, 뇌를 각성 상태로 유지시켜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합니다. 자기 최소 2~3시간 전부터는 화면을 줄이거나 조도를 낮추는 것이 권장됩니다.
## 오늘부터 시작할 수 있는 것들
이 모든 걸 한꺼번에 바꾸려 하면 첫날부터 포기하게 됩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물 마시기 하나만 잡으려 해도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저는 물을 정말 안 마시는 편이었는데, 체중 25kg당 1L 기준으로 하면 저는 하루 2~3L를 마셔야 합니다. 처음엔 억지로 마시는 느낌이었지만, 식이섬유를 챙겨 먹을 때 물이 없으면 소화가 불편하다는 걸 알고 나서부터 자연스럽게 마시게 됐습니다.
식이섬유(Dietary Fiber)는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됩니다. 여기서 식이섬유란 소화 효소로 분해되지 않고 대장까지 내려가 장내 미생물의 먹이가 되거나 변의 부피를 키워 배출을 돕는 성분입니다. 여성 기준 하루 20g 이상, 남성은 30g 이상이 한국 영양학회 권장량이지만 실제로 이를 채우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출처: 한국영양학회).
오늘 당장 실천 가능한 것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물 한 잔 마시기
- 점심 식사 후 15분 햇빛 보면서 걷기
- 흰쌀밥 대신 귀리나 보리를 섞은 통곡물로 한 끼 전환
-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이용하는 것을 하루 목표로 설정
- 취침 2시간 전 스마트폰 화면 끄기
운동 측면에서는 존2 운동(Zone 2 Training)을 주 3회 이상 15~30분 실천하는 것부터 시작하시길 권합니다. 존2 운동이란 옆 사람과 대화하기 약간 힘든 강도, 즉 최대 심박수의 60~70% 수준에서 유지하는 유산소 운동으로,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 활성화에 효과적입니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안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소기관으로, 이것이 활성화될수록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더 잘 태우는 몸이 됩니다.
다이어트는 체중계 숫자를 줄이는 경쟁이 아니라 몸이 스스로 지방을 쓰는 상태로 바뀌는 과정입니다. 처음 일주일이 가장 힘들지만, 그 일주일을 버티고 나면 자극적인 음식에 대한 욕구가 눈에 띄게 줄어든다는 걸 저도 경험했습니다. 한 번에 다 바꾸려 하지 말고 오늘 계단 하나, 물 한 잔부터 시작하시면 됩니다. 요요 없는 감량의 시작은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아주 작은 습관 하나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 또는 영양 조언이 아닙니다. 건강 상태에 따라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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